금요일 오후, 언제부턴가 비어가는 사무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자주 들리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금요일 오후 자율근무제 도입했대.” 예전 같으면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지만, 지금은 점점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주 4.5일제라는 새로운 근무 방식이 자리잡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하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업무 효율성과 직원 복지를 동시에 고려한 절충안으로,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이 이 제도를 실험 중입니다.
주 4.5일제란 무엇인가?
기존 주 5일 근무에서 반일을 줄여 주당 약 36~38시간만 근무하는 구조입니다. 대부분은 금요일 오후를 유급 휴무로 전환하거나, 특정 요일의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반나절 휴식’을 주는 형태입니다.
완전한 주 4일제보다는 도입이 수월하고, 주 5일제보다 직원들의 피로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많은 기업들이 눈여겨보고 있는 중입니다.
왜 지금 주목받는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일’과 ‘시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오래 일한다고 성과가 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죠.
게다가 MZ세대의 워라밸 중시 문화, ‘조용한 퇴사’, 기업의 인재 유출 방지 전략까지 맞물리며, 조직과 구성원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근무제 필요성이 부상했습니다.
실제 운영 중인 곳은 어디?
공공부문에서는 경상남도청, 부산시청, 세종시청 등이 주 4.5일제를 시범 도입했습니다. 민간에서는 LG CNS, 카카오페이, 스마일게이트 등 IT·디지털 기반 기업들이 주도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금요일 오후를 ‘집중 휴식 시간’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성과는 유지되거나 오히려 향상되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대 효과는 무엇일까?
직원 관점
- 스트레스 감소 및 리프레시 효과
- 개인 시간 증가 → 자기계발, 여가 활동 가능
- 장기적으로 번아웃 예방과 이직률 감소
기업 관점
- 직무 몰입도 증가로 인해 오히려 업무 효율이 높아짐
- 조직 문화 개선 및 복지 중심의 기업 이미지 구축
- 인재 유치 및 조직 충성도 확보
기존 근무제와 비교해 보면
구분 | 주 5일제 | 주 4.5일제 | 주 4일제 |
---|---|---|---|
근무시간 | 40시간 | 36~38시간 | 32시간 이하 |
도입난이도 | 기존 체계 | 비교적 수월 | 현실적으로 어려움 |
직무 적용범위 | 전 직군 가능 | 대부분 가능 | 제한적 |
직원 만족도 | 보통 | 높음 | 매우 높음 |
해외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해외에서도 ‘짧은 근무, 높은 성과’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핀란드,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등은 주 4일제 실험을 국가 차원에서 진행했고, 그 결과 대부분의 참여자가 업무 스트레스 감소, 생산성 유지, 삶의 질 향상을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주 4일제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는 상황에서, 주 4.5일제가 실현 가능성과 성과를 동시에 담보할 수 있는 중간 단계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은?
물론 모두에게 장밋빛 시나리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 고객 응대, 유통, 제조업 직군은 구조적으로 적용 어려움
- 남은 근무일에 업무 과부하 발생 가능성
- 중소기업의 인력 운용 부담 증가 우려
따라서 탄력근로제, 대체근무 인력 확보, 직무 기반 적용 등 보완 장치와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경험자의 이야기: 바뀐 금요일이 가져온 변화
필자는 현재 주 4.5일제를 도입한 조직에 근무 중입니다. 금요일 오전까지 일하고, 오후엔 운동, 독서, 가족과의 시간 등 ‘내 일상’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단 하루를 줄인 것이 아닌, 삶의 밀도를 바꾸는 경험”이라는 말이 실감났습니다.
앞으로 주 4.5일제는 어떻게 자리잡을까?
주 4.5일제는 단순히 근무 시간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습니다. 효율과 몰입 중심의 조직 문화,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맞추는 실험입니다. 기업과 직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의 진화형태로, 점진적 확산이 예상됩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 회사의 금요일 오후가 조금씩 조용해지고 있다면, 그건 어쩌면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작은 전환의 신호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