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의 비밀스러운 자연 마을, 웃갓마을 여행기

일상을 벗어나 만난 진짜 쉼표, 웃갓마을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한 곳을 찾고 있다면, 정선 웃갓마을을 추천합니다. 이곳은 흔히 알려진 여행지와는 다른 분위기를 지닌 자연 속 마을입니다. 강원도 깊은 산 속, 해발 700미터 고지에 자리 잡은 이 마을은 인터넷조차 잘 터지지 않는 고요함 덕분에 ‘진짜 힐링’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저는 지난해 여름, 친구와 무계획으로 떠난 정선 여행 중 우연히 웃갓마을이라는 지명을 지도에서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이름이 특이해서 검색해봤는데, 리뷰도 정보도 거의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게 마음을 끌었죠. ‘아무도 안 가는 곳이라면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와 함께, 우리는 그날 저녁 그곳을 향해 차를 몰았습니다.

웃갓마을,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

웃갓마을은 강원도 정선군 여량면 고현리에 위치한 산촌입니다. 정선읍 중심에서 차로 1시간 가까이 올라가야 하며, 도로 끝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더 이상 갈 곳이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다른 세계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듭니다. 주변에는 상점도 없고, 인적도 드뭅니다.

웃갓마을 교통편 정보
이동 수단 이용 경로 소요 시간
자가용 정선읍 → 고한 → 여량면 → 고현리 → 웃갓 약 60분
대중교통 정선버스터미널 → 고현리 방면 버스 → 도보 약 2시간 이상 (도보 포함)

웃갓마을의 과거와 현재

이 마을은 과거 탄광 산업이 성행하던 시절, 소규모 산촌으로서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던 주민들의 삶터였습니다. 폐교된 초등학교, 쓰러져가는 흙담집, 그 안에 놓인 낡은 주전자 하나까지, 모든 것이 멈춘 듯한 느낌을 줍니다. 현재는 주민이 거의 없으며, 간간히 민박 형태로 운영되는 집들이 있을 뿐입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던 마을이 이제는 자연에게 대부분을 내어주고 있는 모습은 씁쓸하면서도 아름다웠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지키고 있는 단 한 명의 할머니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땐 가슴이 뭉클했죠.

웃갓마을에서 즐길 수 있는 사계절 자연

이 마을의 가장 큰 매력은 사계절이 뚜렷하고, 그 어느 계절에도 고유의 아름다움을 지닌다는 점입니다. 봄에는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고, 여름이면 계곡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립니다. 가을에는 온 산이 단풍으로 붉게 물들며, 겨울엔 눈으로 뒤덮인 흰 세상이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시간은 가을입니다. 낙엽이 바람에 흩날릴 때 걷는 산책길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평온을 선사합니다. 일몰 시각에는 산자락 사이로 붉게 물든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별 보기 좋은 곳

밤이 되면 이곳은 진정한 ‘빛 없는 천국’이 됩니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별빛이 밤하늘을 수놓는 광경은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밤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웃갓마을은 최적의 장소입니다.

웃갓마을 여행 추천 코스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지만, 1박 2일 일정을 추천합니다. 여유롭게 마을을 걷고, 숲 속을 탐험하고, 밤하늘을 바라보다 보면 하루는 금세 지나갑니다. 아래는 추천 일정입니다.

웃갓마을 1박 2일 추천 일정
시간 활동
오전 도착 후 마을 산책 / 폐교터 방문
오후 계곡 탐방 / 도시락 또는 인근에서 식사
저녁 민박 또는 캠핑 숙박 / 별 보기
다음날 오전 근처 숲길 트레킹 / 정선시장 방문 후 귀가

인근 여행지와의 연계

웃갓마을만 보기 아쉽다면 정선의 다른 명소들과 함께 여행 계획을 세워보세요. 정선 아리랑시장, 레일바이크, 화암동굴, 고한읍 탄광문화촌까지 모두 차로 1~1.5시간 이내 거리입니다. 특히 정선 5일장은 먹거리와 구경거리 모두 풍성해서 함께 들르길 권합니다.

또한 함백산 트레킹 코스는 하이킹을 좋아하는 분들에게 안성맞춤입니다. 여름엔 고산지대 특유의 시원함, 겨울엔 운해와 설경이 장관입니다.

숙소와 먹거리 팁

웃갓마을 내에 운영되는 민박은 소수에 불과하므로, 정선읍 또는 고한읍에서 숙소를 예약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고즈넉한 한옥스테이나 펜션도 다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식사는 대부분 도시락을 준비해가는 것을 추천하며, 정선 지역 특산물로는 곤드레밥, 산채비빔밥, 황기백숙이 있습니다.

정선읍 기준으로 근처 마트나 편의점에서 미리 간식과 생필품을 구입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웃갓에는 상점이 없습니다. 정선군 관광 포털에서 최신 마을 운영 정보를 확인하세요.

방문 전 꼭 알아야 할 것들

이곳은 관광지라기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마을입니다. 방문 전 아래 사항들을 숙지하면 불편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 겨울철: 도로 결빙 가능 → 스노우체인 또는 AWD 차량 이용 권장
  • 여름철: 벌레 퇴치제, 모기장 필수
  • 신호 없음: 사전 지도 다운로드 (카카오맵, 네이버지도)
  • 화기 사용: 캠핑 시 반드시 화기 사용 가능 여부 확인
  • 쓰레기 되가져가기: 청정 자연 보호를 위한 필수 매너

사진으로 담은 웃갓마을의 감성

아래는 제가 직접 다녀온 날 촬영한 웃갓마을의 사진입니다. 낡은 폐교 옆에 핀 들꽃, 안개 낀 산능선, 계곡에서 맑은 물소리까지 모든 풍경이 깊이 각인됩니다.

이곳은 ‘무엇을 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곳’입니다. 그게 이 마을이 가진 가장 큰 가치일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 남기고 싶습니다. 와이파이 없는 곳, 대신 마음이 연결되는 곳, 웃갓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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